‘펀드매니저들 17일까지 잠수 모드?’
대내외적인 혼조장세를 맞아 여의도 증권가에선 최근 펀드매니저들의 아예 휴업모드로 전환한 거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대외 변동성이 워낙 고조되고 특히 그리스에 대한 불안감이 심화되면서 오는 17일 그리스 제2차 총선을 앞두고 펀드매니저들이 아예 기관이나 법인 고객들 대상으로 한 PT(투자설명회)나 미팅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페인 구제금융도 유럽 재정위기를 막는데 역부족이라는 인식도 커진데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가 확정될 경우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매니저는 “어차피 그리스 2차 총선 전에 기관 등 고객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해도 선거결과가 나오기 전엔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이라면서 “따라서 당사를 비롯 일부 운용사들이 기관이나 법인 고객 미팅을 17일 후로 미루는 일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즉 외부 활동을 17일 전까지 보류시키고 내부적으로 하반기 전략을 어떻게 짤지 심혈을 기울인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운용사 CIO(주식운용본부장)는 “통상 5월말에서 6월초가 전형적인 하반기 증시, 투자전략 발표 시즌인데 대다수 금융사들이 17일 이후인 6월 중하순께로 잡고 있다”며 “일부 매니저들은 아예 여름휴가를 몰아서 6월 초부터 다녀오는 일도 빈번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이미 그리스 등 남유럽 악재가 선 반영 됐기 때문에 일부 운용사들의 엄살을 업계 전반적인 흐름으로 보는 건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A운용사 대표는 “5~6월 증시 상황을 살펴보면 이미 그리스 악재는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17일 2차 총선에서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도 하반기 아주 큰 리스크로 부각되긴 어려워 보인다”며 “오히려 국내의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 침체 등 잠재 변수 등 저성장 국면으로 갈 요인들이 충분해 그에 따른 대책마련을 짜기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 ”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