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우남성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내년 1월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소비자 기술 박람회 ‘CES 2013’에서 기조연설자(keynote speech)로 나선다.
우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스마트폰 CPU 등에 대한 베일을 벗길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삼성전자 입사 후, 스마트폰용 모바일 CPU 사업 확대 등 시스템LSI의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 사장이 CES 기조연설을 하기는 지난 2002년(진대제 당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부장 사장)과 2011년(윤부근 당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본부장 사장)에 이어 3번째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는 첫 기조연설자가 된다. 그만큼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반도체의 위상에 비해 초라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1992년부터 1등을 지켜왔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1990년대 말 뒤늦게 투자를 시작해 2008년까지도 10위권 밖이었다. 특히 PC 중심 시대에는 미국 인텔이라는 거대 공룡에 밀려 기를 펼 수 없었다.
분위기를 반전한 건 ‘모바일’이다. 애플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PC 시장은 정체됐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회를 포착, 2007년부터 스마트폰 CPU인 모바일AP를 집중 공략한 결과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AP시장 점유율은 무려 73%.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은 시스템 반도체와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시스템 반도체 매출이 전년보다 43% 급증한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같은 기간 12% 줄었다.
고객사 확보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를 파운드리 방식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갤럭시에 들어가는 엑시노스와 애플 아이폰의 A5X도 이미 생산하고 있다. LG전자와 HTC 등이 쓰는 퀄컴 스냅드래곤 까지 만든다면 전세계 스마트폰의 두뇌는 모두 삼성전자에서 만들 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른 시스템LSI 라인 증설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인 화성캠퍼스에 시스템 반도체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 오스틴 낸드플래시 제조라인도 내년에 시스템반도체 공정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하면 삼성전자가 떠오를 정도로 수십년 동안 전세계 메모리 업체 강자로 인식돼 온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하면서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