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경쟁력을 해치는 표준·인증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 이를 통해 8200여개 중소기업이 연간 430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1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29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가표준·인증제도 선진화 방안’을 보고했다.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옴부즈만, 조달청, 국경위 및 기술표준원 등 12개 부처는 개별 인증제도의 중복성과 비합리성을 조사해 중복적이고 불합리한 인증규제 168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2010년말 기준 국내 기업이 인증을 받는데 쓰는 돈은 연간 4조원이며, 중소기업 한 곳당 14.9개의 인증을 보유하고 이를 취득·유지하는데 연간 323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기술표준원은 올해 말까지 LED 램프 등 134건에 대해 한 번 받은 제품 시험결과를 다른 인증에서도 인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제품 평균 222만원이던 제품시험비용이 절반 이하인 92만원으로, 시험기간은 평균 49일에서 22일로 줄게 됐다.
또 기술표준원은 기업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는 국가 대표인증인 KS 인증도 대대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공장심사일수를 2일에서 1일로 단축해 품목당 공장심사비용을 36%(64만원) 줄이고, 경영책임자(CEO) 교육을 폐지해 교육비를 절반으로 경감하였으며 시험·검사설비를 직접 구비할 필요 없이 외주 관리를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조달 인증 가점제도도 정비한다. 현재 185개의 인증제도가 난립 운용중인 가운데 조달 가점 대상 인증마크는 41개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현재 조달 인증 가점제도의 실효성을 연내에 재검토해 기업의 인증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국가표준(KS)과 각 부처 강제표준(기술기준), 국제표준을 일치시켜 기업들이 지켜야 할 유사규제들도 줄이기로 했다. 현재, 환경, 안전, 보건 등 각 부처별로 운영하고 있는 강제표준(기술기준)이 KS 및 국제표준과 상이해 기업들은 내수용과 수출용을 다르게 생산함으로써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행 기술표준원이 전담하고 있는 KS 개발·운영권한을 환경, 보건 등 분야별로 해당 부처에 위탁해 KS와 각 부처 강제표준이 조화되도록 하고 국제표준과의 일치성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또 총리실은 규제심사시에 기존 제도와의 중복성 여부를 검검한다.
한편 정부는 국내 시험인증산업의 전문인력 양성, 시험장비 공동활용 등 수출기업 지원, 시험인증산업의 고부가 서비스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통상시대에 걸맞는 표준·인증 대응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그밖에 우리 원천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5년까지 국제표준화기구(ISO/IEC)의 7번째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