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생각’사실상 대선 출사표 = 안 교수는 ‘경제’ 분야와 관련 “재벌 확장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야권 대선주자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냈는데 안 교수의 생각이 더 강경하고 포괄적이다.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선 “유예기간을 주되 단호히 철폐해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금산분리는 “반드시 강화”를 주창한 뒤 경제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권력형 비리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 방안을 제시하며 탈세에 대해서도 징벌적 배상제 등 강도 높은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큰 틀에서 민주통합당 공약과 닮았다.
대선 화두 중 하나인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국공립 보육시설 비중을 전체의 30%로 높이고 아동수당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의료민영화 반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을 제시해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과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썼다.
‘정치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하는 시대에 (정치권에서의)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오히려 다행 아니냐”며 기성 정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 安 등판 예고에 여야 주자 “예상했던 수순” = 여야 대선 주자 진영은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안철수 변수’가 대선 레이스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측은 일단 안 교수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섣부른 대응이 ‘박근혜 대 안철수’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안 교수와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 그의 존재가 ‘양날의 칼’이다. 안 교수가 대선 레이스 합류하면 중도층을 견인하면서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안철수’가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되면 다른 주자들이 마이너로 전락, 경선 흥행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안 교수가 비서실장 인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 캠프구성을 위한 수순이라는 말도 나온다.
특히 19일 저서를 출간한 데 이어 23일에는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도 출연할 예정이어서 대선 출마 공식 선언에 앞서 물밑에서 진용 구축과 홍보전을 동시에 준비해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안철수 출마생각 분명히 있다” = 저서 ‘안철수의 생각’의 대담자로 참여한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안 교수의 대선 출마여부와 관련 “출마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분명히 있었다”고 밝혔다.
또 “안 교수가 대통령이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시행착오를 했을 때 다른 때와 같이 용납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며 “인터뷰를 할 때는 구체적인 질문을 했는데 원인과 대안 등은 상당히 정돈된 얘기를 했다. 준비가 상당히 돼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