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애플과 특허 소송 중인 삼성전자는 태블릿PC가 애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님을 뒷받침하는 증인 영상을 공개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 측은 이날 로저 피들러 미주리대 디지털 출판 프로그램 책임자의 녹화 영상을 배심원단에게 공개했다.
피들러 연구원은 증언 영상에서 애플이 2010년 ‘아이패드’를 출시하기 10여년 전에 태블릿PC 모형을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면에서 태블릿PC 디자인에 1981년부터 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콜로라도주에 있는 나이트-리더라는 디자인연구소와 협력하던 1990년대 중반에 “애플 직원이 내 태블릿PC 아이디어와 모형을 접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증언 영상에선 1980년대 초에 만든 태블릿PC의 최초 모형을 인용, “가볍고 휴대할 수 있고 터치 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고 얇아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언은 애플이 자사가 특허를 낸 디자인을 삼성이 모방했다는 주장을 뒤엎는 중요한 반박 근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애플은 태블릿PC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이유로 2011년 4월 삼성전자를 제소했다.
삼성 측은 이번 증인 영상을 통해 아이패드나 아이폰에 사용된 특허 기술에 대해 독창성을 내세우는 애플의 주장을 무력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우드워드 양 하버드대 전자공학 교수를 증인으로 내세워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가 자사의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 교수는 이날 증언대에서 이메일로 사진을 전송하는 기술, 사진을 터치로 빠르게 넘기는 기술, 스마트폰에서 MP3 음악 파일을 재생하는 기술에 대한 삼성의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고 진술했다.
삼성 측의 디자이너 양지윤 씨도 증인으로 나와 삼성 갤럭시S의 아이콘을 디자인하면서 애플 측의 디자인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양 씨는 “삼성 측의 디자이너들은 ‘갤럭시S1’에 쓸 아이콘을 디자인하기 위해 수 개월간 고심했다”며 “카메라, 계산기 등의 아이콘은 매우 단순하게 디자인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의 또 다른 증인인 클리프튼 포라인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사진을 터치로 확대하고 축소할 수 있는 기능을 아이폰이 출시되기 한참 전인 8년 전에 개발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