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초에 다국적제약사인 한국화이자제약과 제네릭(복제약) 판매 제휴를 맺은 이후 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업계에서 처음 있는 이 같은 행보가 단기 실적과 주가를 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됨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지난 10일 4만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연초대비 17% 오른 것이다. 특히 지난 5일에는 상업화를 목전에 둔 신약을 일동제약에게 넘기면서 장중 한때 4만2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LG생명과학은 B형간염치료제 후보신약 ‘베시포비어’에 10년간 투자해왔다. 2상 시험까지 완료한 상태여서 3상 시험만 마치면 곧바로 상업화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정 사장이 상업화를 목전에 둔 신약후보물질을 경쟁사에 넘기고, 다국적제약회사가 판매할 제네릭을 공급하는 등의 파격적인 결단을 내린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2010년 12월 말에 취임한 정 사장이 지난해 저조했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LG생과는 지난해 매출액이 3724억8700만원으로 전년대비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8억, 57억원으로 전년대비 44.8%, 64.7%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익·순이익 모두 적자로 전환해 손실액은 51억, 5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연초 사업전략 수정 이후 2분기 영업익은 1분기 적자대비 흑자로 전환하며 16억원의 이익을 달성함에 따라 정 사장의 판단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LG생명과학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흘러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이 LG경제연구원 경영컨설팅센터장과 LG유플러스 퍼스널모바일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정통 제약인보다는 비즈니스 전략가에 가깝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전임 김 전 사장은 제약 연구·개발 전문가였다.
김 전 사장이 매출액의 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연구개발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키운 반면에 정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우는 식의 실적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은 당뇨병약, 고혈약약, 백신, 바이오약 등 주력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주력분야는 정리하는 방향으로 경영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동안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신약개발 능력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신약후보물질을 단순화 할 경우 상업적 성공을 거둘 신약이 나올 가능성은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수출 확대와 함께 다국적 제약사와의 개량신약 사업 등의 호재로 성장전망이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