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5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셸 페베로 전 회장은 “대기업에는 회장과 최고경영자(CEO)가 따로 있는 것이 효과적인 경영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페베로의 이러한 경영 철학으로 BNP파리바는 당시 회장과 CEO간의 역할 분담을 정관에 포함시켰다.
페베로는 당시 “BNP파리바는 전 세계 주요 고객 및 국내외 감독기관과 협력하고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거대 기업”이라면서 “CEO가 회장의 경험과 조언으로 더욱 원활한 경영을 할 수 있고 고위 임원들은 CEO로 발탁되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을 수 있다”며 역할 분담의 이유를 설명했다.
페베로 전 회장은 퇴임사를 통해 “나는 CEO로 10년, 회장 8년을 포함해 지난 18년간 BNP파리바를 위해 헌신했다”면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보두앵 프로와 장-로랑 보나페의 지휘로 BNP파리바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 회장은 1983년 BNP파리바에 입사해 2003년부터 CEO로 일하면서 페베로 전 회장과 경영을 이끌었다.
프로와 페베로라는 양강체제는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도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 받았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BNP파리바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국채에 대한 위험 노출도가 가장 큰 은행으로 지목됐지만 두 사람의 리더십으로 현명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BNP파리바는 재정위기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로존 위기국의 국채 110억 유로를 매각했다.
특히 이탈리아 국채 보유 규모를 208억 유로에서 122억 유로로 줄이면서 대규모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프로 회장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우리는 당국이 내년 6월 말까지 핵심 자기자본비율 9% 이상 달성하라는 요구를 우리 자체 재원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주나 프랑스 정부로부터 자본 수혈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