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과욕이 결국 화를 불렀다. 지난 주말 시장에 보조금을 지나치게 투입한 탓에 번호이동이 급증했다. 그 결과 과도한 트래픽이 몰리면서 전산장애가 발생,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가파르게 늘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지난 주말(7∼9일) 보조금으로 끌어들인 번호이동 가입자 대다수가 제대로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못하고 있다. 처리해야 할 번호이동 건수가 너무 많아 이통사의 전산망에 지난 10일부터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3사의 전산망에 모두 과부하가 걸려 번갈아가며 오류가 발생했지만, 11일에는 KT 전산망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장애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전에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OTA) 가 KT를 ‘전산장애 사업자’로 분류하고 일시적으로 번호이동 작업에서 배제했다. KTOA는 번호이동 등 이통사의 전산업무 처리율이 70% 미만인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전산장애 사업자로 분류, 번호이동 작업에서 배제한다.
12일 오후 들어 KT전산망의 복구에 따라 KT에 대한 전산장애 사업자 분류가 해지돼 번호이동 작업이 재개됐다. KT 관계자는 “현재는 완전히 정상화 된 상태”라며 “번호이동을 원하는 고객들이 워낙 많이 몰려 평상시보다 처리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난 10~11일 KT는 약 3만명의 가입자를 빼앗겼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약 2만1000명, 약 8000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들어 번호이동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다가 10일을 기점으로 순증으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는 11일 이달 들어 가장 많은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