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으로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동중국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양국 갈등으로 중일 경제는 물론 일본기업의 생산 체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이날 8만여명의 시위대가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통신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부터 광저우에 이르기까지 중국 80개 이상의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대부분 평온하게 이뤄졌지만 일부에서는 약탈과 기물 파손 등의 행위도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에 있는 주중 일본 대사관에는 일부 시위자들이 날계란과 플라스틱병을 던져 수백 명의 무장 경찰들이 저지에 나섰다.
시위대는 “일본 제국주의를 박살내겠다”며 무장 경찰들에게도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고 일본 대사관 밖에 있는 나무에 올라가 일본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일본 대사관 측은 주중 일본인들에게 대사관 근처에 오지 말도록 하는 한편 밤중에 혼자 외출하거나 일어로 큰 소리를 내지 않도록 당부했다.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도 반일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수 주 간 계속된 반일 시위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캐논과 파나소닉 같은 대기업들은 현지 조업을 아예 중단키로 했다.
캐논은 이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현지 공장 4곳 중 3곳의 조업을 17일부터 이틀 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18일까지 현지 공장 3곳의 조업을 중단하기로 하고 모든 직원들에게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했다.
대형 유통업체인 이온은 시위로 인해 이미 대형 매장 한 곳이 심하게 파괴돼 일부 매장의 휴업을 결정했다.
편의점 체인인 세븐앤아이홀딩스도 쓰촨성 성도에 있는 매장 5곳을 임시로 휴업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산둥성 영업소가 불에 타는 등 중국 각지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핵심 부품의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끊겨 생산활동에 큰 차질을 빚었던 만큼 이번 반일 시위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또다른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회복을 주도하는 자동차업계의 타격이 일본의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중국에서 일본 차업계의 판매는 독일 미국 한국 업계가 10% 이상 늘어난 것과 달리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만주사변 발발일인 18일이 중국 내 반일 시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지도부가 반일 시위를 방관하고 있지만 이달 말 중일 국교 정상화 4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두고 국민에게 냉정한 대응을 촉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16일 “중국 정부에 일본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도록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