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닮은 듯 다른 ‘일자리’ 행보가 눈길을 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초반 기싸움에 돌입한 두 사람은 큰 틀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문 후보는 비정규직 등 소외 계층의 의견을 듣고 고용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안 후보는 청년 창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양 측은 대선 이슈 중 하나인 일자리 정책을 두고 경쟁한 뒤 주도권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 文, 쌍용차 해고노동자 만나 … 비정규직 축소 관심 = 출마선언 일성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할 만큼 일자리 창출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문 후보는 ‘바닥 민심’과 관련한 일자리 챙기기를 하고 있다.
문 후보는 21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료공간인 ‘와락 센터’를 방문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쌍용차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충을 듣고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앞서 문 후보는 공식 일정 첫 행보로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자리 간담회를 연 바 있다. 이를 시작으로 홍익대 청소 노동자(19일), 취업준비생(20일) 등과 잇따라 만나며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행보를 이어왔다. 주로 파견노동자 문제나 저임금 등을 거론하면서 민생 문제와 직결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문 후보는 경선 내내 “비정규직·양극화 문제 해결에 정부의 명운을 걸겠다.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었다.
◇ 安, ‘청년창업사관학교’ 방문 … 벤처 생태계 조성 관심 = 안 후보 역시 첫 정책 행보로 ‘일자리’를 택했다. 문 후보가 첫 대선 행보로 ‘일자리 창출 간담회’를 가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안 후보는 성공한 벤처인이었다는 점에서 자신과 비슷한 젊은 사업가들과 사회적 경험 등을 공유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안 후보의 향후 일자리 창출 비전 역시 벤처 생태계 조성과 관련한 정책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창업 학교를 방문해 청년 CEO 들과 대화를 나눴다. 안 후보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어려움을 청취했으며, 이들의 창업 아이템 제작과정도 둘러봤다.
이날 방문은 “우리경제에 활력과 혁신, 또 창의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는 안 후보 의중을 고려해 이뤄진 것이다.
앞서 안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한쪽에서 끊임없이 성장 내지 일자리를 창출하며 그 재원이 경제민주화나 복지로 가고,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혁신경제로 이전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게 정답”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