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현재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비교적 약한 편이다.
그러나 유동성의 증가와 맞물려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4분기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분석했다.
실제로 아시아 주요국의 물가 상승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 올라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같은 기간 인도의 도매물가지수(WPI) 상승률은 7.55%로 전달의 6.87%에서 뛰었다.
이달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무제한 매입 방침을 시작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3차 양적완화와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등 선진국이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아시아·태평양지역 리서치센터 공동 대표는 “유동성 증가에 따른 여유자금은 선진국보다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아시아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아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인플레이션이 압력이 높아지는 이유라는 평가다.
지난 2000년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오르면 전 세계 수요는 0.23% 늘어났다. 당시 중국의 공헌도는 0.07%에 불과했다.
현재 경제성장률이 전 세계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이 0.19%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0.15%로 높아졌다.
중국이 올해 정부 목표인 7.5%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만 해도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은 물론 주변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CNBC는 예상했다.
다른 아시아 지역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다는 사실도 물가 압력을 키울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주요국의 성장에 따라 선진국의 경제정체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가 제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