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세난 심각…공무원들 한숨

입력 2012-09-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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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이전시기와 아파트 입주시기 불일치로 혼란 야기…대전 등 인근지역까지 전셋값 급등

# 정부기관 이전으로 11월 세종시로 이사를 가야하는 공무원 K씨는 요즘 시름이 깊다.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세종시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매번 헛수고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매주 틈틈히 전셋집을 구하러 돌아다녔는데 그 때마다 30~40번째 대기순번표만 받고 돌아왔다”며 “다음 주부터는 그나마 통근이 가능한 청주나 천안 지역을 둘러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을 필두로 정부 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세종시 일대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주를 앞둔 공무원들은 세종시 일대 전세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전세값까지 덩달아 치솟고 있다. 세종시 전셋집 품귀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정부기관의 이전시기와 아파트 입주시기가 어긋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세종시 내 입주 가능한 아파트 단지는 ‘첫마을’이 유일하다. 첫마을 1단계가 955가구, 2단계가 4278가구 규모인데 올해 연말까지 이주 예정 공무원이 41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일부 중대형 평형을 제외하고는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서울·수도권~세종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기존 살던 집에서 통근을 계획하고 있던 공무원 수요까지 더해져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올해 6월말에 입주를 시작한 한솔동 첫마을 푸르지오 109㎡의 전세가격은 현재 1억3500만원으로 불과 3개월만에 2000만원 상승했다. 세종시 외곽의 원룸 역시 물건이 많지 않은 데다 월세도 40만~50만원선으로 1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뛰었다.

인근지역 아파트 값도 급등하고 있다. 대전 유성·노은지구 일대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격은 최근 1년새 5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노은동 L공인 관계자는 “세종시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이곳 역시 최근 부쩍 오른 전세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손님이 많다”며 “연말 이전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더 오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에 건립 중인 아파트들은 내년 7월 즈음에야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세종시와 인근지역의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 서성권 연구원은 “세종시의 전세난 해소를 위해 한시적으로 통근버스 운행하는 등 추가 조치가 불가피해 보이며, 향후 입주하는 아파트들의 공사기간을 앞당겨 조기입주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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