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26일 강북구 미아동의 ‘만만한 카페’에서 쌀가게 주인, 추어탕집, 제과점, 동네 서점, 동네 슈퍼마켓, 프렌차이즈 점포, 등 주인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이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 카페는 지역 상인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힘을 합쳐 만든 곳이다.
문 후보는 골목상권 상인들의 어려움을 청취한 뒤 “지금까지 대기업 재벌 중심으로 수출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는 정책으로 차 있던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재래시장 상인, 골목상인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중산층과 서민 소득 그만큼 늘게 되고, 중산층의 소비능력 늘면서 내수가 진작되고, 또 일자리가 생기고 성장도 이룰 수 있다”고 문 후보는 덧붙였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 각 기초단체장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골목상권 살리는 게 경제민주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후보는 “옛날에는 자영업자들을 국가가 나설 필요 없는 하나의 개인사업자로 생각했는데 관념이 달라져야 한다”며 “노동자들 일자리 잃으면 실업 도움이라든지 사회 안전망이 있는 것처럼 자영업자도 영업하다 실패하면 실업급여와 같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문 후보에게 다양한 어려움과 부조리를 호소했다. 대형마트와 도보 5분 거리에서 쌀가게를 운영하는 김일남(75·남) 씨는 “대형마트가 크게 생겨서 오늘도 5만원 팔고 왔다”며 “내가 45년 장사하면서 요즘 이런 거 처음 본다”고 호소했다.
6년째 추어탕을 운영하고 있는 정정순(55·여) 씨도 대형마트가 들어선 뒤로 타격을 입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씨는 “저희처럼 골목 작은 식당은 타격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마트 안 식당들이 대규모로 들어오면서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독일 등 외국의 대형유통업체 규제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의 규제가 너무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시간 규제 좀 늘리고 휴무도 늘리고, 규정을 위반하면서 번 수익의 수백 배까지 과징금도 늘리고 되풀이하면 영업정지까지 하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화에서는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동네에서 20년간 개인 제과점을 운영해 온 배연상(48·남) 씨는 제과점의 무분별한 골목진출을 꼬집었다. “동네 빵집이 기술로서 지지 않는데 대기업의 마케팅이나 싼 재료비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기업 본사와 가맹점주들간의 불공정한 관계도 화두에 올랐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유원진(56·남) 씨는 “갑의 횡포가 굉장히 심하다”며 “전국에 30만 자영업자가 프랜차이즈를 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조직이 없어서 본사를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본사하고 가맹점 개인하고 동등할 수가 없다”며 “불공정하지 않도록 단체 만들어서 단체적 교섭하거나, 약관을 공정위가 늘 조사해서 불공정 부분을 직권조사해서 시정하게 한다든지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