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26일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웅진홀딩스는 이 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웅진홀딩스 대표이사가 신광수, 이시봉 체제에서 윤석금, 신광수 체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향후 법정관리에서 졸업하기까지 그룹 오너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지주회사 대표이사 취임은 경영권 방어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채권자의 대표자에게 기업경영과 관련해 특별한 범죄행위가 없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구속 조항이 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이 횡령 및 배임 등의 범죄행위가 없고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원으로부터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가 가진 부채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윤 회장으로써는 재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다.
이 기간 중 경영능력을 발휘, 부실을 털어낼 수 있으면 주력계열사인 웅진코웨이도 매각하지 않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시간을 벌고 경영권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즉 경기 상황이 나아질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을 하고 현행 법률을 이용해 경영권까지 확보하는 묘수를 내놓은 셈.
법원이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을 수용하고, 윤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도 허락할 경우 윤 회장은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라 그룹이 위기에 빠진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윤 회장의 계산대로 법정관리라는 카드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권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