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개발자들의 실패를 용인해 주는 독특한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면책특권으로 전문기술인집단의 창의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다.
김동섭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SKIGT, 옛 기술원) 총괄(사장)은 지난 17일 전경련 제7차 과학기술위원회에서 “R&D는 항상 좀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 한다”며 “관련 예산의 10~15%는 ‘실패를 해도 좋은 연구’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2년간 이러한 큰 방향성 아래 10개 과제에 대해 연구를 추진한 결과 현재 진행률은 5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SKIGT는 이러한 ‘실패정신’을 원동력으로 SK이노베이션의 기술혁신을 이끌어 온 ‘씽크탱크(think tank)’다. 에너지·석유화학·소재분야에서 650여명의 연구인력이 SK이노베이션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사업 창출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1년 1월 SK이노베이션 출범 당시 ‘기술기반의 글로벌 에너지회사’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SKIGT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SKIGT는 최근 녹색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용 중대형 배터리를 비롯해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하는 ‘그린 폴(Green-Pol)’ △나프타 촉매분해 올레핀 제조기술 △청정석탄 에너지기술 △바이오부탄 기술 등은 ‘저탄소 성장’이라는 SK이노베이션의 청사진에 밑그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