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는 1970년 국내 최초로 합성고무 생산업체로 출발했다. 40여년이 지난 현재 15개 국내 사업장과 9개 해외지사(사무소), 5개의 화학 계열사를 거느린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도약했다. 세계 1위의 생산능력(2011년 기준 102만톤)을 갖춘 합성고무를 비롯해 합성수지, 정밀화학, 전자소재, 에너지, 건축자재, 미래소재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연속 달성했다. 특히 2010~2011년은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영향으로 금융권과 자율협약에 들어간 상태여서 의미하는 바가 더 컸다.
◇정상화 비결은 ‘기본 충실’= 금호석화는 ‘자율협약과 경기침체’라는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영향권 안에 있던 금호석화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따라 이를 이행하게 된다. 3개월 후인 2010년 2월에 채권단과 금호 오너 일가가 ‘분리 경영’에 최종 합의하면서 금호석화는 그룹과 별개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금호석화는 우선 김성채 대표를 위원장으로 주요 부서의 팀장 및 실무자로 구성된 ‘비상경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가동했다.
비대위는 현재 위기 극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회의를 통해 △시장별 주요 사항 △손익 관리 포인트 △문제점에 대한 실시간 대응 전략 마련 등 기본을 다잡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제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고객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전사적인 정상화 노력에 힘입어 금호석유는 지난해 6조4574억원의 매출(연결기준)을 기록하며 2010년 역대 최대 실적(4조9570억원)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영업이익(8422억원)과 당기순이익(5438억원)은 각각 47%, 57% 증가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자 신용등급도 ‘BBB-’에서 ‘A-’로 껑충 뛰어올랐다. 금호석화의 자율협약 조기 졸업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성장 발판을 위한 공격적 투자 = 금호석화는 주력사업인 합성고무 부문에서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BR)와 부타디엔고무(BR) 등 2개의 ‘세계 1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범용 합성고무제품으로 천연고무에 비해 내마모성, 내열성, 내노화성, 내수성 등이 우수하다. 타이어·신발·고무호수·벨트 등 고무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금호석화는 최근 합성고무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의 성장동력화에 집중하고 있다. S-SBR은 EU, 미국, 일본, 한국 등 선진국에 도입되는 '타이어라벨링제도'가 요구하는 우수한 회전저항력 및 젖은 노면 접지력을 제공한다.
금호석유는 현재 전남 여수공장에서 연간 2만4000톤의 S-SBR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상업 가동을 목표로 6만톤을 증설하고 있다. 2014년까지 생산능력 10만톤 추가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친환경 타이어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S-SBR 세계 시장은 매년 6%씩 성장해 2020년에는 약 7조50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며 “총 18만4000톤의 증설이 완료되는 2014년에는 세계 1위의 S-SBR 생산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래 주도 첨단산업 준비도 ‘척척’= 금호석화는 미래 산업을 주도할 ‘탄소나노소재’의 상용화 투자도 늘리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철의 100배에 이르는 인장강도와 구리보다 1000배가 높은 전기전도성을 갖고 있어 일명 ‘꿈의 소재’로 불린다. 전지와 콘덴서, 바이오, 의약,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금호석유는 2009년 탄소나노튜브 사업에 진출했다. 회사 측은 소재 생산을 시작으로 탄소나노튜브를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사업에 적용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자동차, 가전 등에 쓰이는 고강도 고분자 복합재료에서 전기전도성과 강도가 우수한 반도체 관련 전자소재까지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금호석화는 현재 내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충남 아산에 연산 50톤 규모의 탄소나노튜브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시장 반응에 따라 2014년까지 250톤의 추가 증설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