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시아계가 첨단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새너제이머큐리뉴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0년 인구센서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컴퓨터 프로그래머·시스템 애널리스트·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실리콘밸리 내 첨단기술 관련 일자리의 50.1%를 아시아계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백인(40.7%)·히스패닉(4.2%)·흑인(2.3%)·기타(2.7%) 등 순이었다.
지난 2000년 백인이 50.9%, 아시아계가 38.7%였던 점을 감안하면 10년새 두 인종의 비율이 바뀐 셈이다.
백인 비중이 줄어든 만큼 아시아계의 비중이 늘어났으며 히스패닉과 흑인은 각각 4.6%와 2.8%로 큰 차이가 없었다.
새너제이 주립대 사회과학대학 부학장인 잰 잉글리시-루액은 “백인이 다수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역의 아시아계 젊은이들이 이른바 스템(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강력한 배경을 가지고 성장한 후 첨단기술업계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아시아계 비중이 늘어난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근 오클랜드 시내 흑인경제위원회의 욜랜다 루이스 회장은 “첨단기업들이 미국인들을 채용하지 않고 전문직 단기취업비자인 H-1B를 이용해 아시아에서 인력을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여성과 흑인, 남미계가 첨단 일자리에서 밀려나더니 최근에는 백인들까지 자리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회장은 첨단기업들의 취업 관행을 비판하는 시위를 계획 중이다.
중국계 새너제이 주립대 학생인 메리디스 리우(19·컴퓨터사이언스학과)는 “비아시아계 학생들은 아시아계 학생들처럼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면서 “첨단기술직 내 인종적인 불균형으로 아시아계가 역차별을 당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균형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