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4일 열린 대선 후보 간 TV토론에서 대북 정책에 있어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또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두고서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 토론위원회 주최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공통질문인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 남북관계와 북방한계선(NLL) 등을 두고 설전을 거듭했다.
먼저 박 후보는 대북정책과 관련 ‘신뢰 회복’과 ‘비핵화 진전’을 제시했지만 문 후보는 ‘전제조건 없는 대북정책’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의 신뢰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이 진전되면 국제사회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대화에서 전제 조건은 없고 남북 관계에 필요하면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대북 정책은 남북 화해를 열고 새로운 비전과 성장동력을 찾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과 박 후보처럼 전제 조건을 달면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제조건을 다는 동안 북핵 문제는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두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 포기발언 논란’을 두고도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박 후보는 “당시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대화록을 공개하면 적어도 주권과 영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가 충족되고 더 이상의 논란은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NLL을 남북 간 해상불가침 경계선으로 천명했다”면서 “사실상 NLL은 남북 간 영해선으로 단호하게 사수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음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권력형 비리 근절방안’을 두고도 두 후보 간 공방은 이어졌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부산저축은행 조사 관련 금감원 국장 외압 행사 의혹, 아들의 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 다운 계약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권력형 비리를 정말 막을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후보조차 네거티브를 하니 안타깝다”며 “금감원이나 고용정보원은 이명박 정부 관할하의 국가기관이지 않느냐. 부정비리가 있었으면 밝혀지고 책임을 추궁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정치쇄신 분야에서는 크게 각을 세우지 않았다. 문 후보가 “공통 정책이 많다. 당장 이번 국회에서 여야 공동으로 법안을 제출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공통분모가 있는 것은 이번 대선이 되기 전에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문 후보가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만들어 상시 운영해 국가정책을 협의하는 구조를 만들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그렇게 해서 더 도움이 될 건가 하는 것은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