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7일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 내의 양극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지붕 두가족인 삼성전자 DMC(세트)부문과 DS(부품) 부문 간의 무게중심이 DMC쪽으로 너무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승진자 226명 중 DMC부문 승진은 무려 74%(167명)에 달한다. 그룹 전체 승진자 중에서도 34%가 삼성전자 DMC부문의 차지였다. 위로 올라갈수록 이같은 비중은 더 커진다. 삼성전자 DMC부문의 부사장 승진자는 그룹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18명)였다. 전무(31%), 상무(34%) 승진자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 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삼성 DS부문 임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DS부문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품이 중심이었는데, 최근 변한 모습을 보니 허탈한 기분도 든다”고 털어놨다.
DMC사업부 내에서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와 다른 사업부 간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휴대폰 글로벌 1위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둔 무선사업부의 경우 개발, 마케팅 등 핵심분야 리더 전원을 대발탁 조치하는 등 그룹 전체 발탁 승진의 22%, 2년 이상 대발탁 승진의 29%를 차지했다. 5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돈주 사장, 홍원표 사장 등 갤럭시 주역들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TV와 생활가전 사업에서 승진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형상 무선사업과 반도체가 투톱을 구축했다. 지난해 4분기 무선사업이 2조6400억원을 거두며 제1의 수익원으로 부상하기는 했지만 반도체가 2조3100억원으로 뒤를 받쳤다. 하지만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8조1000억원) 중 70% 이상(5조6300억원)을 DMC부문의 스마트폰 사업이 책임지자 격차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사상 최대의 성과를 내고 승진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DMC부문 중에서도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사업의 실적악화를 덮어버리는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삼성전자 안팎의 지적이다.
수익 다변화를 위한 포토폴리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올 들어 끊임없이 나오고, 세계 1등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 내야한다고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같은 삼성전자 소속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다른 부문 직원들의 사기진작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