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로켓 발사,안보리 결의 위반”…추가 제재 경고(종합)

장거리 로켓 발사는 안보리 결의안 위반…중국도 유감 표시, 일주일 뒤 도발에 대한 조치 내놓을 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긴급회의를 열어 장거리 로켓발사를 강행한 북한을 규탄하고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순번제 안보리 의장인 모하메드 룰리치키 유엔 주재 모로코 대사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안보리 회원국들은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위해 협의를 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참석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 한국은 안보리 의장국인 모로코에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

안보리 회원국이 북한 로켓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다는데 합의함에 따라 북한에 대한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신속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안보리가 소집되면 문안 조율 과정을 거쳐 결과를 마련하기까지 7일이 소요된다.

김숙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지난 4월보다는 길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회원국이 북한을 규탄하는 모멘텀이 확인됐기 때문에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보리는 당시 북한의 로켓 발사 사흘 만에 기존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내용이 담긴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 방안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김 대사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제재 대상 확대와 검색 폭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1695호 결의안을 채택하고 북한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같은 해 북한이 1차 핵심험을 강행하자 대량살상무기·미사일 관련 품목 수출통제와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금융자산 동결하고 화물검색 조치를 담은 결의 1718호를 채택했다.

2009년 2차 북한 핵실험 뒤에는 제재 범위를 확대하면서 구체적인 실행 내용을 담은 결의 1874호를 채택해 압박했다.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에는 북한이 로켓이나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트리거(trigger)’조항에도 합의했다.

유엔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북한 제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 제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005년 미국이 마카오의 은행 BDA에 예치됐던 김정은 당시 국방위원장의 자금 2500만 달러를 2년간 동결했던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WMD) 무역과 관계된 북한 기관과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도 준비 중이다.

앞서 미국은 사치품 조달과 돈세탁·현금 밀수·마약거래·화폐 위조 등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을 압박하는 조치를 취했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당 기구 등도 제재 대상이다.

EU는 자체 규정에 따라 북한의 개인·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두고 있다.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은 북한 국적자 입국 금지·수출입 전면 금지·대북 송금액 상한 인하 등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