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글로벌 경제의 문제아로 변모한 미국. 이제는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우리 증시도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정 절벽은 연말까지 적용되는 미국의 각종 세제 혜택이 끝나면서 내년부터 연방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고자 지출을 대규모로 자동 삭감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협상재개…연내타결은 어려울 듯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조기에 마치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이제 상원 의원들이 27일 휴가에서 복귀하면 재정절벽 협상을 재개할 전망이다. 협상일이 불과 4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협상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에 연내 타결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은 명확하다. 지출삭감으로 기업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증시는 재정절벽 협상결렬 우려에 약세를 나타냈다.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9%)24.49포인트 떨어진 1만3114.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48%(6.83포인트) 내린 1419.83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0.74%(22.44포인트) 하락한 2990.16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주택지수에 따르면 10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상승, 2년 내 가장 큰 폭을 보였지만 재정절벽의 우려를 넘지 못했다.
◇배당락 충격은 큰 영향 없을 듯 = 미국의 재정절벽이 글로벌 증시의 주요 이벤트로 떠올랐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연말까지 투자자의 시선을 끌만한 이슈가 없다. 다만 배당락일인 오늘,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 기준 배당락 지수(납회일 2일전)가 배당부 지수(납회일 3일전)를 회복하는 데에는 대체로 5거래일 이상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강력한 하락추세 구간이었던 2002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는1~5거래일 만에 배당부 지수를 모두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배당락일 이후 수익률 측면에서 단기 회복력이 강했던 아홉번의 수익률은 각각 10일 평균 4.3%, 20일 평균 5.6%로 대부분 우상향의 흐름을 보였다”며 “추가 하락세를 보이거나 회복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됐던 2002년, 2006년, 2007년의 경우도 카드사태와 중국 긴축이슈,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 등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한 시기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