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국무총리 내정자를 겸임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4일 새 정부 총리 내정자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직접 지명했다. 대통령 선거가 직선제로 바뀐 이후 김 내정자까지 6명의 인수위원장이 있었지만 김 내정자처럼 양쪽을 겸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를 살펴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고(故) 이춘구 전 국회부의장을 정권 첫해 내무부장관에 임명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정권에서 문교부장관과 총리를 지낸 정원식 전 총리를 인수위원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김영삼 정부에서 요직을 맡지는 못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종찬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당무위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DJ 정부 초기 안전기획부에서 이름을 바꾼 국가정보원의 초대 수장을 지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을 인수위원장으로 발탁했다. 당시 3선 의원이던 그는 인수위 업무가 종료된 뒤 국회로 돌아갔으며 당 의장을 거쳐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으나 내각에 등용하지는 않았다.
김 내정자는 이날 총리 내정자로 지명된 후 두 직책을 어떻게 수행할지 묻는 질문에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인수위원장 발령받은게 취소되지 않는 한 양쪽을 다 겸해서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