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되는 청와대 경호실장 자리를 두고 경찰과 군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업무 특성 상 경호실장은 4성의 군 출신이나 경찰총수 출신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역대 경호실장은 주로 군 출신이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군 출신이 경호실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찰 측에서는 현실 감각이 뛰어난 경찰이 경호실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경찰에서는 김용판 서울경찰청장과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거론된다.
현 서울청장인 김 청장은 1958년 대구 출생으로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30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주폭(술의 힘에 의지해 폭력을 행사하는 주취폭력배)과의 전쟁’을 선포해 그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로 유명하다.
감 청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주폭 척결’은 서민생활 보호와 선진법질서 확립 및 선제적 범죄심리 억제를 위한 시책으로 이는 ‘사회안전’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철학과도 일치한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 측에서 ‘국정원 여직원 불법 댓글 의혹’을 제기했을 때 혐의가 없다는 수사결과를 조기에 발표해 박 당선인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 청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 전 청장은 박 당선인의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재일본오사카한국총영사관을 지낼 당시 오사카 재외국민투표 독려 후 보고 차 새누리당사를 방문했을 때 안봉근 등 박 당선인 핵심 보좌진들로부터 적극적인 환대를 받았다.
김 전 청장은 2009년 용산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경찰 조직내에서는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에서는 박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씨와 육사 37기 동기인 윤종성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신원식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예비역 소장인 윤 교수는 김영삼 정부 후반기부터 김대중 정부 초반기까지 청와대 경호실 33경호대장을 지내면서 두 명의 대통령 경호 경험을 쌓았다.
2010년 전역 후 미국에 유학, 리더십을 연구한 뒤 지난해부터 성신여대에서 안보리더십을 강의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땐 새누리당 국민행복캠프의 국방안보추진단 멤버로 활동하며 박 당선인과도 직접 인연을 맺었다.
신 사령관은 육사 37기 중에서도 선두그룹에 속한다. 그는 동기들 중 가장 먼저 중장에 진급해 경호실장에 가장 유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