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글로벌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행진의 선두에 설 전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와 이와타 기쿠오·나카소 히로시 부총재가 BOJ에 합류하면서 경기를 살리기 위한 통화정책이 펼쳐지게 됐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인 통화부양책을 실행하기 위해 이들 세명을 BOJ 차기 지도자로 지명했다.
아베 총리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역임한 구로다를 지명한 것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구로다 총재의 행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베 총재는 그동안 BOJ가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구로다는 지난 12일 총재 임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BOJ 차기 총재에 임명되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BOJ가 시장 기대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BOJ가 파생상품을 매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여러 차례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BOJ 총재에 오르면 자산매입을 확대하는 등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아베 총리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구로다 차기 총재가 영어에 능통한 국제통인 것도 아베 총리가 그를 낙점한 주된 이유라고 해석했다.
구로다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재무성의 국제금융국장과 국제금융 담당 재무관 등을 거쳤다. 2005년부터는 ADB를 이끌었다.
엔저 추세로 일본이 글로벌 환율전쟁을 다시 촉발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입장을 해외에 설득할 수 있는 인물로 구로다가 더없이 적합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구로다의 취임 이후 첫 정례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구로다 차기 총재가 이끄는 BOJ가 시중 통화량 증가를 정책목표로 내세울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또 국채 등 자산매입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JP모건체이스는 BOJ가 이르면 4월 3~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MUFG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A)·바클레이스 등 일본 국채를 매입하는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구로다 총재가 1조3000억 달러 정도인 BOJ 자체 설정 일본 국채 보유 제한을 폐기하는 등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프레드릭 뉴먼 HSBC홀딩스 아시아 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면서 “BOJ가 신속하게 양적완화를 내놓지 않으면 엔화 가치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지난해 12월 취임과 함께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겠다는 내용의 ‘아베노믹스’를 천명했다.
BOJ는 지난 1월 올해 첫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 목표를 종전의 1%에서 2%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부터 매월 13조 엔 규모의 자산을 무기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