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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사이버안보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19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 리커창 총리 등 고위층과 회동하면서 사이버안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고위층 회동에서 주로 환율과 지적재산권 등을 가지고 중국을 비판했으나 사이버안보라는 이슈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정보기관과 민간 보안업체들은 자국 기업들의 전산망에 침입해 비밀을 빼돌리는 해킹 공격의 상당 수가 중국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루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사이버 공격은 우리의 경제적 이익에 매우 중대한 위협”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관리는 “리커창 총리가 회담에서 중국도 사이버 공격의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루 장관은 “중국과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면서 “중국은 국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미국 전산망을 공격하고 그 목적도 상업적인 이득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최근 미국의 공세에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17일 전국 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를 해킹 공격하는 일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해킹은 세계적인 문제로 우리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전일 사설에서 미국이 안보 이유를 들어 지난 수년간 중국의 제품과 서비스에 장벽을 쳐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국가인터넷응급센터(CNCERT)는 지난해 정부 홈페이지 1802개가 해외로부터 해킹 공격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미국이 23%로 가장 많다고 비난했다.
이날 한국에서 주요 방송국과 은행의 전산망이 해킹 공격으로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양국의 경각심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