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첫 환경부 장관인 윤성규 장관이 취임사에서 환경부를 새롭게 이끌어 갈 로드맵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년 이상 공직에 몸담아 온 관료 출신이지만 한양대학교 환경공학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1975년 7급으로 건설부에서 공직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1977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문화공보부로 자리를 옮겼다가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의 꽃을 피운 환경전문가다. 환경부 수질보전국장을 역임한 후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심의관과 국립환경과학원장, 기상청 차장을 지내다가 공직을 떠나 한양대학교 환경공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해 7월 대선 경선캠프 환경특보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지속가능국가추진단장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박 대통령은 윤 장관의 원칙을 중시하고 꼼꼼하며 냉정한 일처리를 높이 샀다. 환경부 재직 시절 ‘독일병정’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의 꼼꼼한 성격은 환경부 재직 당시 아침마다 여러 자루의 연필을 깎아 놓고 보고서나 각종 서류를 검토한 일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환경부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윤 장관에 대해 환경부 직원들이 기대하는 바도 매우 크다.
특히 윤 장관은 환경부 내에서도 수질·폐기물 분야 정책 전문가로 손꼽혔던 인물이다.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난 2003년 4대강 수계·수질 개선에 관한 지원 법률의 토대를 마련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수질 분야 전문가로서 윤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에 여러 차례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그의 이 같은 태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당시 윤 장관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질개선은 쉽지 않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점검·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논란의 꼬리를 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윤 장관은 최근 정치적 중립성을 가진 전문가들을 구성,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질문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윤 장관의 합리적이면서도 원칙을 중시하는 태도에 환경단체들도 내심 환영하는 눈치다. 윤 장관은 새만금 매립 결정 당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이었지만 환경부 입장에서 부정적 의견을 계속 고수해 당시 시민단체가 ‘새만금 타임캡슐’에 윤 장관의 발표자료를 넣었을 정도다.
윤 장관은 학구열도 매우 뜨겁다. 윤 장관은 고교 3년과 초급대학 2년 과정이 합쳐진 충주공업전문학교 재학 중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해 기술고시에 합격했고 1979년 학사과정을 마쳤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장 시절 한양대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공직을 떠나 한양대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박사과정을 밟아 열정적 학구열을 나타냈다.
환경부 시절 윤 장관을 유독 아꼈던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그에 대해 “강직하고 소신이 있으며 똑 부러진 업무 처리와 항상 공부하는 성실함을 지닌 인물”이라며 “장기적 비전 제시와 현안을 통합적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는 준비된 환경부 장관”이라고 극찬했다.
윤 장관의 이런 모습은 취임사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덕은 외롭지 않다. 마찬가지로 성실도 외롭지 않다. 남이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성실하게 살아가면 언젠가, 누군가는 알아준다. 함께 정성을 다해 심혈을 기울이고 열정을 쏟아부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국민과 후세대로부터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윤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한 국민행복 시대를 열기 위해 환경복지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 친화적 국토관리, 지속가능한 자원과 에너지 정책, 환경오염 사고 최소화, 기후변화에 능동적 대처 등을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부처 간 협력이 중요한 만큼 윤 장관은 앞으로 국토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업무 중첩 부문은 직접 조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