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업무보고에는 담합(카르텔) 행위의 근절 방안도 주요하게 담겼다.
공정위는 담합을 ‘시장경제 제1의 적(敵)’으로 규정, 척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이 취임 전부터 “‘한번 적발되면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며 보인 강경모드의 연장선이다.
구체적 방안은 △과징금 실질부과율 상향 △전속고발제 폐지 △집단소송제 도입 등이다.
현행 과징금체계는 기본과징금 부과 후 조정단계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과징금을 깎아줘 과징금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해 적발한 22건의 담합사건에서도 기본과징금의 60%에 달하는 6612억원의 과징금을 감액해줬다.
공정위는 이에 오는 6월 과징금 고시를 개정, 과징금 감경사유 및 감경율 조정을 통해 과징금 실질부과율을 대폭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정거래법을 고쳐 공정위의 전속고발제를 없애고 조달청장과 중소기업청장, 감사원장에게 고발요청권한을 추가 부여해 담합 고발요청 시엔 자진신고자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무적으로 고발키로 했다.
담합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건수가 많지 않고,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제한된다는 비판이 반영됐다.
공정위는 여기에 담합과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사업자가 대리점 등에 일정 가격 이하로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집단소송의 효력 범위는 명시적인 제외 신청을 하지 않은 모든 피해자에 효력이 미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추진키로 했다. 이 경우, 법원이 승소 판결을 내리면 집단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상’의 자격 및 허가요건도 다소 완화해 대표당사자의 자격요건 중 ‘경제상 이익’ 요건, 집단소송 대리횟수 제한 등을 없앤다.
공정위는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최근 3년간 가격담합 사건의 약 43%에 대한 피해구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