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정책 선임부처인 기획재정부가 때아닌 ‘국어공부’에 나설 예정이다.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보도자료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평소 ‘1등부처’를 지향하는 기재부는 자존심도 못내 상한 모습이다.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부강사의 강연을 계획하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최근 국립국어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중앙행정기관 41곳과 광역자치단체 16곳 등 57개 행정기관의 보도자료를 분석해 점수를 매겼다. 이 평가에서 기재부가 표기의 정확성, 표현의 정확성, 소통성, 용이성 측면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700점 만점에서 560.998점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국어원의 상급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671.999점을 얻어 가장 높았다.
기재부는 평소 사소한 부분에서조차도 다른 부처에 지는 것을 싫어한다. 중앙부처의 체육대회에서도 그 ‘극성(?)’은 관가에서 유명하다. 기재부는 업무의 특성상 다소 어려운 용어가 많았을 뿐이라며 국어원의 상급부처인 문화부가 1등을 차지한 평가 결과에 서운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꼴찌’라는 것 자체에 자존심이 상했다. 국어공부는 기재부 대변인실의 가장 큰 당면 현안이 됐다.
기재부 대변인실은 조만간 이번 평가를 주관했던 국립국어원의 강사를 초빙해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과장급 이하 실무진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재부 출입기자의 특강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용진 기재부 대변인은 “과거 기획예산처 시절에도 출입기자가 특강을 한 적이 있다”며 “상당한 개선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