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를 보는 두 시선]“지정자문인에 대한 인센티브 등 지원 필요”

입력 2013-05-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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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동안 창업·중소기업은 은행과 정책자금에 주로 의존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배경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특유의 창업자 중심 지배구조 때문에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주식 발행에 의한 자금조달 방식을 피해 온 측면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창업·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전용 증권시장이 없었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을 개설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프라의 효율적 정비 및 효과 면에서 제도개선이 요구되는 측면도 있다. 우선 자본시장법은 중소기업 주식시장을 증권시장으로 유형화, 정규시장으로서 규율화돼 발행공시와 유통공시 등을 대폭 면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적격기관투자자(QIB) 혹은 대체거래시스템(ATS)으로 규율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ATS가 도입되기 전 우선 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을 도입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ATS가 도입된 현재 ATS로도 개설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의 중소기업 전용시장과 ATS의 형태로 개설되는 시장 중 어느 것이 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형태에 적절한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ATS로 설립될 경우 지정 자문인과 같은 제도 이용을 통한 중소기업이 발행한 증권의 신뢰성 확보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주식시장에 한정해 개설할 경우 중소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다른 시장 혹은 ATS에서 거래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경우 공시 수준과 규제기관에 차이가 있게 돼 규제차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셋째, 영국의 대체거래시장(AIM)이 크게 성공한 배경 중의 하나로 지정자문인제도를 들 수 있다. 지정 자문인으로 하여금 게이트키퍼(gatekeeper), 어드바이저(adviser), 레귤레이터(regulator) 등 세 가지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즉 규제를 통해 신뢰성이 확보되기보다는 지정 자문인의 신용과 명성이라는 자본을 활용해 상장된 중소기업의 품질을 판단하는 척도로 사용한 점에서 IB를 지향하는 금융투자업 혹은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된 전문성의 자질을 시험해 보는 중요한 기회와 도전이 될 것이다.

넷째, 거래소의 기민한 규율과 지정 자문인에 대한 지원 역시 필요불가결하다. 지정 자문인의 역할과 책임에만 의존할 경우 상장 적격성을 부실하게 판단한 데 따른 책임부담에 대한 우려로 지정 자문인이 되는 것을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상장을 유인하고 상장 후 지속적으로 상장을 유지시키는 지정 자문인에 대하여 경쟁력과 차별화 성공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부실판단에 대한 책임 부담을 감소시키도록 자율규제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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