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당국이 외화유동성 점검을 하는 등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채권시장이 급냉하고 있는 만큼 물량 조절을 위해 7월 장기채 발행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국내에서 빠져나가는 외화자금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당국은 2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에서 불안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필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우선 국제 금융시장과 외화자금시장 등 자본 유출입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투기적 거래나 시장 쏠림 등으로 환율이 급변동하면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7월 10년 이상 장기채 발행물량을 줄이는 등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회사채 시장과 중소기업 자금 사정을 점검해 필요하면 시장 안정 방안을 적극적으로 내놓기로 했다. 이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10문10답’도 마련해 배포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권 손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기업 자금사정 등의 위험요인 중점으로 금융사별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된 금융사에 자본확충을 요구할 방침이다.
일부 은행이 단기 차입을 늘리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신규 외화대출을 해외 실수요 및 중소기업의 국내시설 자금 용도로 한정키로 했다. 이 밖에 외화유동성 문제의 발생 방지를 위해 은행들이 단기 외환 차입을 자제토록 하는 한편 불필요한 신규 외화대출도 제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시장에서 유출되는 외화자금의 성격을 분석하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스무딩 오퍼레이션 전략을 가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수출입 기업의 환변동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패스트트랙)과 신용보증 비율 및 한도 확대, 대출만기 연장, 대외 채무지급보증 등의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공조를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특히 정부는 7월 중순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끌어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