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만 초점을 맞추는 관료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리커창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전날 열린 전국조직공작회의에서 지방 관료의 실적 평가와 관련해 “GDP 성장률만으로 영웅이라 부르기는 어렵다”면서 “단순히 GDP 성장 만이 아니라 그 기반과 잠재실적까지 봐야 하며 민생개선과 사회발전, 환경의 질 등도 중요 고려사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경제부양보다 개혁에 주목하는 리커창 총리의 이른바 ‘리코노믹스’에 거듭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다.
앤디 맨텔 퍼시픽선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진핑은 경기둔화를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멈추지 않는 경제 고성장이 이전보다 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지방관료들에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5월 말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연 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인 10.5%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불거진 신용경색 사태에도 중국 경제는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상푸린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 주석은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주이 금융포럼에서 “중국 은행권의 유동성 경색 문제는 이미 해결 단계에 있다”면서 “은행권은 현재 1조5000억 위안(약 278조원)에 이르는 지급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정상적 수준의 두 배”라고 강조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28일 같은 포럼에서 “우리는 시장 안정을 유지하고자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유동성을 조절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제는 안정적 상황에 있으며 현재 경기둔화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단기 경기부양 목적의 유동성 공급보다는 그림자금융과 부실 부채 증가 등 금융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가 이들의 발언에 숨어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의 7.7%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고지도부가 개혁을 강조하면서 증시는 하반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월 2400선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최근 신용경색 사태에 급락하면서 지난달 말 2000선이 붕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