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 ‘분홍 토끼’ 듀라셀 vs ‘백만돌이’ 에너자이저

입력 2013-07-17 10: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듀라셀, 세계 1위 브랜드 도약

듀라셀은 지속적인 혁신과 마케팅으로 세계 건전지시장을 장악한 ‘알짜’ 기업이다.

과학자인 사무엘 루벤과 텅스텐 필라멘트를 생산하던 기업가인 필립 로저스 말로이가 1920년대 초 건전지 개량 목적으로 의기투합한 것이 듀라셀 역사의 시작이다.

루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크기는 이전보다 작으면서 더 많은 전력을 담을 수 있는 수은전지를 고안했다. 남태평양과 아프리카 등 혹독한 기후 속에서도 작동되는 듀라셀 전지는 군인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말로이는 전쟁 당시 막대한 양의 수은전지를 생산한 것에 고무돼 1940년대 회사 이름을 듀라셀 전신인 ‘말로이배터리회사’로 개명하고 전지 생산에 주력했다.

1950년대 이스트먼코닥이 플래시가 내장된 카메라를 선보이자 듀라셀은 이 제품과 크기가 맞는 알카라인 건전지를 개발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 ‘AAA’건전지의 탄생이다.

회사는 지난 1964년 오래 견딘다는 뜻의 ‘듀라블(durable)’과 전지를 의미하는 ‘셀(cell)’을 결합해 ‘듀라셀(Duracell)’이라는 브랜드를 도입했다.

듀라셀 브랜드 도입 이후 회사 제품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 1978년 이름을 아예 듀라셀로 개명했다.

듀라셀의 가치에 회사는 세계 유수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목표가 됐다. 1978년에 다트인더스트리가 회사를 인수했으며 2년 후인 1980년 식품회사인 크래프트가 다시 회사를 사들였다. 이후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와 질레트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끝에 지난 2005년 프록터앤드갬블(P&G)이 질레트를 사들이면서 P&G와 한식구가 됐다.

듀라셀은 연구·개발(R&D)은 물론 마케팅과 디자인 등 여러 부문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회사의 상징이 된 분홍색의 ‘듀라셀 토끼’는 지난 1973년 처음 등장했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건전지에 귀엽고 친숙한 의미를 부여한 듀라셀 토끼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아이콘 중 하나가 됐으며 마케팅 성공 사례로 항상 꼽히고 있다.

듀라셀은 또 울트라 건전지 시리즈에 ‘파워체크’라는 기능을 넣었다. 이 기능은 제품의 양쪽 동구라미 부분을 동시에 누르면 남은 용량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듀라셀이 세계 1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던 비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에너자이저, 듀라셀의 유일한 맞수

에너자이저홀딩스는 계속되는 혁신과 활발한 마케팅으로 듀라셀과 함께 글로벌 전지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에너자이저는 알카라인 건전지와 리튬 건전지, 손전등 등 다양한 제품을 전 세계 175여개국 소비자들에 공급하고 있다.

에너자이저는 지난 3월 마감한 2분기에 순이익이 8490만 달러(주당 1.35달러)로 전년 동기의 7790달 달러(주당 1.17달러)에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억 달러로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1.27달러 순익, 10억9000만 달러 매출을 웃도는 실적을 보였다.

모닝스타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에너자이저는 미국 시장에서 33%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듀라셀(36%)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에너자이저의 목표주가를 종전 103달러에서 109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도이체방크와 RBC캐피털 등 다른 전문기관도 최근 2개월간 잇따라 에너자이저 목표주가를 올렸다. 소비재 분야에서의 안정적 지위와 꾸준한 성장세에 에너자이저 주가는 지난 1년간 무려 40% 이상 올랐다.

에너자이저는 ‘백만돌이’‘에너자이저 토끼’ 등 마스코트를 선보이며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듀라셀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최초 알카라인전지가 바로 에너자이저로부터 나왔다. 시계와 보청기용 소형배터리를 처음 선보이고 AA사이즈로 리튬전지를 세계 최초로 만드는 등 에너자이저는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896년 W.H.로런스가 전화 전력 공급용으로 미국 첫 상업용 건전지를 만들면서 에너자이저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로부터 2년 뒤 러시아 이민자인 콘라드 허버트가 건전지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휴대용 손전등을 발명했다. 둘은 1905년 손을 잡았고 허버트는 자신의 회사를 에너자이저 전신인 ‘아메리칸에버레디’로 개명했다.

지난 1959년 회사는 세계 최초로 알카라인 건전지를 상업화했다. 1980년 ‘에너자이저’브랜드가 선을 보였다. 식품 제조업체 랠스턴퓨리나가 1986년 에버레디를 인수하고 나서 2000년 분사시키면서 회사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에너자이저홀딩스’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기업공개(IPO)를 실시했다.

에너자이저는 2003년 세계 2위 면도기 제조업체 쉬크를 인수하고 2007년에는 여성용품·스킨케어 브랜드인 플레이텍스를 사들이는 등 종합생활용품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396,000
    • +1.94%
    • 이더리움
    • 4,922,000
    • +6.42%
    • 비트코인 캐시
    • 716,000
    • +5.76%
    • 리플
    • 1,994
    • +6.18%
    • 솔라나
    • 331,700
    • +3.79%
    • 에이다
    • 1,383
    • +8.98%
    • 이오스
    • 1,117
    • +3.43%
    • 트론
    • 280
    • +5.66%
    • 스텔라루멘
    • 683
    • +10.5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400
    • +3.26%
    • 체인링크
    • 25,140
    • +6.03%
    • 샌드박스
    • 850
    • -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