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향’ 지적을 받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제주 4·3 사건을 ‘폭동’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고 있다.
권희영 교수는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을 위한 역사교육의 모색’ 심포지엄에 참여해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남로당이 벌인 폭동이 제주 4·3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3 진상보고서에도 단독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봉기로 기록돼 있다”며 “그런데도 기존 교과서는 무장봉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양민학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주 4·3 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는 등, 경찰에 의해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된 사건으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대통령으로서 국가 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공식사과했으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제주를 방문해 “4·3 추모기념일 지정을 포함해 제주도민의 아픔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희영 교수는 제주 4·3 사건 폭동 주장 외에도 독립운동가 여운형에 대해 “스탈린의 선택을 받아 공산주의 국가를 세우려고 했다”고 폄하했다.
또 “(여운형은) 소련의 충실한 동맹국이 되려 한 것일 뿐 합리적, 이상적 독립국 건설을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는 지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존 교과서가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준다”며 “그냥 두면 이석기 의원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지 말란 보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권희영 교수는 1956년생으로, 서울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와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우편향’ 지적을 받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대표집필자로 참여했다.
한편 5일 심포지엄은 보수 성향인 한반도선진화재단과 한국현대사학회가 주최했다. 토론 후 질의응답에서 한 참석자는 권희영 교수에게 “제주 4·3 사건이 폭동이라는 말인가? 역사학자로서 분명히 말하라”고 요구했고, 권 교수는 직접적인 답변 대신 4·3 진상보고서 일부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