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사진> 한화큐셀 대표는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회복기에 접어든 태양광 시장 선점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날 김 대표는 “단순히 태양전지 제조에서 벗어나 다운스트림으로 영역을 확대해 직접 수요처를 발굴하는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라며 “각국의 정상이나 장관급을 만나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오너 공백은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태국, 터키, 칠레 등 최근 뜨고 있는 신흥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에너지정책을 담당하는 장관들과 사업적인 측면을 협의해야 하는데 (저와 같은 전문경영인은) 잘 만나주지 않는다”며 김 회장의 빈자리로 인한 어려움을 거듭 호소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일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의 아사다 테루오 회장을 직접 만나 4년간 500MW의 태양광모듈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큐셀 인수 전 20%에 불과했던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MW 규모였던 일본 수출량이 올 상반기(108MW)에만 이미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올해에는 총 250MW 규모에 달할 것”이라며 “일본 태양광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여세를 몰아 대규모 추가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의 부재가 말레이시아 공장 추가 투자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과거 큐셀 시절 발생한 부채 상환 연장 등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금융 지원을 받았다”며 “우리 입장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데 (최종결정권자의 부재로)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큐셀 인수 당시 45대 55 수준이던 태양전지와 태양광모듈의 생산 비율을 올 2분기 기준 28대 72까지 조정했다”며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발전사업 영역 강화를 위한 차세대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체질 개선 효과로 연말께 손익분기점을 찍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유망한 해외 시장으로 일본, 미국, 유럽 등을 꼽았다. 일본의 경우 이미 수출 물꼬를 튼 만큼, 내년에도 대규모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화솔라원 등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주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태국, 터키, 칠레 등 신흥국과 일본, 미국, 유럽으로 시장을 이원화시켜 전략적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