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대전] ‘제왕’도 ‘원조’도 몰락… 영원한 강자는 없다

입력 2013-10-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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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MS에 매각… 블랙베리도 역사속으로

▲노키아는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핀란드의 노키아 매장. 블룸버그

‘휴대전화시장의 제왕’ 노키아와 ‘스마트폰의 원조’ 블랙베리가 결국 무너졌다.

노키아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최대 휴대전화업체 자리를 고수했지만 지난 2년 동안 스마트폰시장 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노키아는 지난 2006년 핀란드 수출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에 노키아가 차지한 비중은 2000년 4%에서 2009년에는 1.6%로 떨어졌다.

노키아는 지난 5년간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밀리면서 휴대전화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노키아의 주가는 지난 2007년 후반 주당 40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2012년 중반에는 2달러로 추락했다.

2011년 2월에는 MS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해 자사 OS 심비안 대신 MS의 윈도폰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노키아는 결국 업계 10위 수준으로 밀렸다.

노키아는 MS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한 이후 미래 사업 전략을 놓고 다양한 선택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으로 노키아는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와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키아는 지멘스와의 합작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지멘스 지분을 17억 유로에 전량 인수했다. 휴대폰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노키아는 무선 네트워크와 지도 소프트웨어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오바마폰’으로도 유명한 블랙베리는 지난달 23일 최대주주인 캐나다 보험업체 페어팩스파이낸셜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제시한 주당 9달러 총 47억 달러 규모의 매각안에 합의했다.

블랙베리는 매각 이후 상장이 폐지될 전망이다.

블랙베리는 지난달 27일 8월 마감한 회계 2분기 순손실이 9억6500만 달러(약 1조원), 주당 1.84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16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급감했다.

블랙베리의 실적 악화는 올해 초 발표한 신제품 ‘블랙베리Z10’ 매출 부진 탓이 컸다. 재고가 쌓이면서 Z10 재고 상각비용으로 9억3400만 달러를 처리했다.

토르스텐 하인즈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블랙베리는 매각 발표 후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블랙베리는 5년 전 업무용 스마트폰시장에서 1위를 고수했지만 업계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치욕을 겪어야 했다.

스마트폰시장을 개척했던 블랙베리가 생존 위기에 직면한 것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셈이다.

블랙베리는 기업·정부 고객들을 잃으면서 한때 미국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시장점유율이 최근 3%대로 떨어졌다.

블랙베리는 지난 1999년 첫 출시 이후 컴퓨터 자판을 담아 이메일 및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기업인의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터치 스크린이 성공하지 못한다며 블랙베리만의 자판인 ‘쿼티자판’을 고집하며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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