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환율과의 전쟁에 나섰다.
인도의 지난 10월 외환보유고는 2830억 달러(약 303조원)로 전월 대비 67억 달러 늘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는 라잔 RBI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에 따른 루피화 가치 하락을 방지하고자 달러 실탄을 미리 쌓는 정책을 펼친 데 따른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라잔 총재는 지난 9월 취임하자마자 해외 거주 인도인의 송금이나 달러 예금을 중앙은행에서 좋은 조건의 금리로 루피와 교환하는 정책을 이달 30일까지 펼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의 환리스크 불안을 덜어준 것이다. 라잔 총재의 새 정책 효과로 지금까지 약 175억 달러가 외환보유고에 유입됐다고 RBI는 밝혔다.
노무라홀딩스의 비벡 라즈팰 투자전략가는 “외환보유고 확대는 인도 재정을 강화시킨다”며 “이는 미국이 출구전략을 펼칠 때 루피가 과도하게 변동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래히카 라오 DBS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실탄(외환보유고)을 축적하는 것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인도 정책결정자들이 경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환율은 수입비용 상승을 억제하는 등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3월에 3050억 달러선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RBI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위해 라잔 총재 취임 이후 두 차례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인도 기준금리는 7.75%다.
그러나 인도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9%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17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환율도 아직은 불안한 상태다. 달러당 루피 가치는 지난 8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약 8.5% 올랐다. 그러나 달러당 루피 가치는 이날 장 초반 63.515루피로 9월17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 출구전략 불안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