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서 자리옮긴 박성칠 사장, 동원F&B 살렸다

입력 2013-11-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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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데이 등 펀 경영·수익성 중심 경영…직원들 만족도도 높아져

요즘 동원F&B 직원들이 ‘신바람’이 났다.

동원F&B 직원들은 지난 3월 경쟁사 출신의 대표이사가 취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취임과 동시에 ‘7시 이전 퇴근제’와 ‘가족사랑 데이’ 등 퇴근·휴가제도를 개선하는 ‘펀(FUN) 경영’이 시작되면서 사기가 높아졌다. 이와 함께 수익성 중심의 경영체제도 본격화하면서 실적도 올랐다. 이제 그는 직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동원F&B의 이 같은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박성칠 사장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위기에 빠진 동원F&B를 살리기 위해 박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1980년 외환은행에 입사한 이후 1993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2000년까지 삼성전자 PI(프로세스 혁신) 총괄, 2003년까지 i2테크놀로지 대표이사,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삼성전자 SCM(공급망 관리) 및 PI, 경영혁신 총괄 등을 역임하면서 ‘혁신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식품업계와 인연을 맺은 건 2009년. 대상이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 박 사장을 영입해 경영을 맡겼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2009년 취임 첫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계속 상승 곡선을 보이면서 지난해 매출은 1조5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실적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즐거운 일터 만들기’를 구호로 내걸고, 퇴근 시간을 저녁 7시로 못 박았다. 사내 보육시설을 만들었고, ‘금연 펀드’를 장려하며 직원들의 건강을 직접 챙겼다. 이는 직원들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장기적으로 직원과 회사 모두 건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박 사장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기에 빠졌던 대상을 살려낸 그는 지난 4월 동원F&B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제도를 하나씩 개선해 나갔다. 또 일반식품, 유제품, 조미식품 등 사업간 경영 시스템을 통합 구축해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의 노력에 실적이 화답했다. 동원F&B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259억3000만원, 매출액 4815억43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4%, 0.4% 증가했다. 작년 매출액이 1조1912억원으로 2010년(1조38억원)보다 1900억원가량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35억원 줄어들면서 초래됐던 실적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박 사장 취임 이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체제로 돌입, 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재고를 줄여 효율성을 높였고, 참치캔의 원가구조도 개선시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 것”이라며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이며, 수익 중심의 경영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대표 취임 이후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을 펼친 것이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참치캔의 원가구조가 개선되고 품목의 수익구조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어 내년 실적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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