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우리의 전통음식, 숙성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다… 김치와 별미장

입력 2013-1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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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9

전통음식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변화와 성장을 거듭했다. 발효식품의 대표 격인 김치는 양적이나 질적인 면에서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했다. 역사적 고증에 의해 복원된 별미장은 특유의 장점을 살려 차세대 발효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김치와 별미장의 변신은 완료형이 아니다. 연구진과 생산자에 의해 여전히 지금도 진화중이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진행한 ‘농가형 김치 및 별미장 발효가공을 위한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한 가지 의미를 더 부여했다. 김치와 별미장을 가공 상품으로 만들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별미장’은 건강식, ‘절임배추용 양념소’는 김치 수입 억제 효과

흔히 ‘김치속’이라고 하는 양념소는 김치와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관계다. 김치 담그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판매용 ‘양념소’ 시장 역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절임배추의 선호도가 올라갈수록 양념소의 상품화 가능성도 올라간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의 핵심과제를 ‘절임배추용 양념소’ 개발과 상품화로 설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절임배추와 양념소의 상품화는 완제품 수입 억제효과도 있다.

별미장은 계절에 따라 검은콩, 보리 등을 활용해 그때그때 별미로 담가 먹는다고 해서 ‘단기장’, ‘속성장’이라고도 불린다. 전통장이 6개월 이상 숙성과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1개월 내에 완성된다. 별미장은 새콤한 맛이 일품이고, 건강 기능이 뛰어나 웰빙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본 연구사업은 별미장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 가공품을 개발하고 실용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이 메밀을 원료로 개발에 성공한 별미장은 쌈장과 찌개용은 물론 고기양념용으로도 이용이 가능해 상품화 가능성이 아주 높다. 국립농업과학원 최혜선 연구사는 “기존 장류시장을 다양화하고,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적합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검증된 기술 정착과 새로운 시장창출

본 연구사업은 농가형 생산업체와 식품가공업체를 대상으로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었다. 하나는 이미 검증된 제조기술의 정착이었고, 다른 하나는 상품화를 통한 새로운 시장창출이었다.

김치는 농가형 생산업체에게 ‘절임배추와 양념소 배합비율 실증’과, ‘깻잎김치 상품화’를 각각 적용시켰다. 2차 가공업체에게는 절임배추용 김치 및 종합양념소 세트 개발과 상품화 연구 분야를 접목시켰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절임배추와 종합양념소에 관한 지역축제에서 소비자 기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절임배추와 양념소 세트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71%에 이르렀다.

별미장은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있는 농가형 생산업체에 별미장 제조기술과 가공품 개발, 현장 실증 등이 접목되었다. 별미장을 활용한 가공품 개발과 상품화 실증은 2차 가공업체에게 주어졌다.

국립농업과학원의 메밀 별미장은 원료 자체의 뛰어난 효능에 맛과 영양을 가미한 건강식으로 개발되었다. 숙성기간이 짧은 데다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하다. 업체에게는 이런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기능성을 담아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 충족

김치 체험장을 운영하는 구룡농원은 연구진이 제시한 배합비율을 바탕으로 양념소를 만들었다. 표준화한 양념소가 있고,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양념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농원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절임배추와 양념소 세트의 편리성을 홍보했다.

김치제조 HACCP 인증업체인 괴산임꺽정청정김치영농조합은 유산균을 첨가한 기능성 김치 시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김치 시제품에는 면역력 증강, 항암, 항고혈압, 항균활성 등에 뛰어난 김치스타터(종균)가 들어갔다.

별미장 2차 가공품 위탁업체인 나누리식품은 편이식품 개발에 성공해 제품화를 앞두고 있다. 편이식품은 항산화성이 우수하고 신세대 기호에 맞는 가공품이다. 시금치된장국, 된장찌개소스, 쌈장 등 편이식품 3종은 별미장 소비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가형 생산업체인 신월식품과 전통담금송영희된장은 별미장 상품화에 기대를 걸고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월식품 유순자 대표<사진>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신제품을 선보인느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틈새시장 공략과 소득증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접목으로 신기술 축적과 재도약의 기반 마련

기능성 김치 개발에 성공한 괴산임꺽정청정김치영농조합은 소비자 기호와 저장조건 등을 추가로 연구하고 있다. 아직까지 소득과 직결되고 있지는 않지만, 2014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 경쟁력 강화와 소득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치스타터(유산균 종균)는 면역증강제, 식품첨가제, 생균제 등으로 활용이 가능해 판매품목 다양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누리 식품은 별미장의 활용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별미장의 새로운 시장창출과 인식제고라는 성과를 올렸다.

농가형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임으로써 현장접목 초기 노동력이 추가될 수밖에 없었지만, 상품화 가능성이 높아 제품판매가 이뤄지면 30% 이상의 소득증대를 예상하고 있으며, 김치 업체도 제품화 시 20% 이상의 소득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장접목 성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농가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되었고, 업체는 뛰어난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유가게 되었다. 현장접목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략적 마케팅으로 소비자 인식을 제고하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현장접목 연구진과 대상 업체들은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끝없는 연구와 새로운 시도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치와 별미장 시장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국내 김치시장은 연 1조5천 억 원 정도 규모이다. 이 시장에서 절임배추와 양념소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생활환경 변화와 편리성을 추구하는 의식은 절임배추와 양념소의 비중을 더욱 넓혀주고 있다.

전통 장류시장 규모는 1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높은 시장 접근성과 기호성을 활용한 시장 확대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별미장의 경우 최근에 제조기술이 복원되어 이제 막 시장이 형성괴고 있는 상황이다. 틈새를 노려 기존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전통음식인 것이다. 특히 별미장은 제품화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성공 관건은 마케팅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에 달려 있다. 제품의 장점을 살리고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별미장은 소비자의 인지도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남보다 한 발 앞서가는 것이다.

농가형 김치 및 별미장 발효가공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농업과학원 최혜선 연구사(031-299-0572)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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