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국회 국정원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현재 의원들이 겸직하고 있는 국회 정보위를 전임 상임위로 전환하는 등의 개혁안 일부 사항에 합의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여야는 27일 국정원개혁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타결을 시도한 뒤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합의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강경파들의 반발로 당내 추인에 난항을 겪을 경우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여야는 겸임 상임위인 정보위를 전임 상임위로 전환해 수시로 국정원의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 경우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야는 또 국정원 예산을 세부항목까지 보고받고 심의하는 방식으로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보위원의 비밀 열람권도 국정원이 거부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내용’만 예외로 규정해 의원들의 정보열람권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보위원을 보좌하는 정보감독지원관을 따로 두고, 기밀 누설 시 강력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논란이 됐던 국정원의 사이버심리전 활동에 대해선 “정부정책의 홍보활동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국정원법에 추가하기로 했다. 심리전단 해체까지 주장했던 야당이 한발 물러선 셈이다.
국회와 정당, 언론기관 및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정보관(IO)의 정보수집 활동과 관련해선 “법령에 위반된 정보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선언적 문구를 법조문에 포함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보 수집 활동 금지의 세부 내용에 대해선 국정원 내부 규정에서 다루고, 내부 규정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합의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 직원 등 공무원의 정치관여행위 금지를 국정원법과 군형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에 명문화하고 위배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정치관여행위 내부고발자의 신분 보호를 법률로 보장키로 했다. 민주당이 주장해온 국정원 내 국내 파트 폐지, 대공수사권의 검경 이관 등은 이번 잠정 합의에서 제외됐다.
한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한 공청회에 돌입했다.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문가들과 특위 위원들은 무조건적 정당공천폐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정개특위에서 기초선거 정당 공천을 폐지하기로 결론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