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는 지난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아랍의 봄’ 열풍이 휩쓸었을 때에도 큰 파장 없이 위기를 넘겼다.
당시 모로코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위기 조짐이 있었으나 국왕인 모하메드 6세 등 지도부가 개헌을 통해 선출직 지도자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등 위로부터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모로코는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북아프리카에서 시장개방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지난 2012년 경제성장률이 2.7%로 이전의 4~5%대에서 주저앉는 등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가 연료보조금 인상 등 개혁을 추진하면서 다시 경제가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다. 모로코 재무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8%,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를 각각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재무부는 또 올해 경제성장률이 4.2%로 지난해보다 약간 주춤할 것이나 물가상승률은 2%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적자 비율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6.0%에서 오는 2016년 3.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로코의 성장잠재력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1차산업 비중이 큰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서비스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고 제조업 비중도 25%에 이른다.
모로코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무대로 유명하며 유럽과 아프리카, 아랍의 문화가 잘 혼합된 독특한 문화를 자랑해 관광지로서의 명성도 높다. 모로코 정부는 2012~2020년 8년간 관광산업에 150억 유로(약 22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17년에 관광객 수가 현재의 1000만명 미만에서 118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모로코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거의 생산되지 않는 에너지 빈국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모로코 근해 심해유전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산유국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셰브런과 BP, 렙솔 등 글로벌 석유업체들은 모로코 근해에서 올해 안에 총 10개의 시추정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1990년 이후 지난해까지 건조된 시추정이 9개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석유업체들이 모로코에서 석유가 나올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는 셈이다. 스페인 석유업체 렙솔의 안토니오 브루파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모로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로코 심해유전 석유 매장량이 약 9억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