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브린 구글 설립자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처럼 IT산업의 핵심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를 지녔다고 2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구글은 최근 가정용 디지털 온도조절장치 개발업체 네스트랩스를 32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에서 금액보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네스트 최고경영자(CEO)인 토니 파델이었다. 그는 애플에 휴대용 MP3플레이어 아이디어를 도입해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런 거물이 구글에 온 배경에는 브린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파델은 인수 발표가 난 13일 블로그에 “브린에게 2011년 네스트 제품 초기 모델과 아이디어를 설명하자 바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브린과의 접촉을 계기로 구글 벤처 투자 부문이 네스트의 자금조달을 맡는 등 양사는 이미 인수 전에 깊은 관계를 맺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브린은 무인 자동차, 구글글라스, 혈당을 측정해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등 회사의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IT업계의 야심있는 인재들은 ‘세르게이와 상담하면 즐겁게 손을 빌려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증강현실 안경인 구글글라스 개발을 주도하는 태드 스타너는 조지아공대 교수로 지난 20년간 입는 컴퓨터를 연구해왔다. 구글이 지난 2010년 스타너를 글라스 개발 매니저 겸 고문으로 맞이한 것도 브린의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당시 스타너는 브린에게 별 기대없이 “입는 컴퓨터를 꼭 봐야 한다. 이쪽의 연구도 상당히 진전된 상태”라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바로 브린으로부터 구글 본사에서 시연해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렇게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카리스마는 10년 전의 게이츠 MS 회장과 흡사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이츠는 과거 인터뷰에서 “MS에 들어가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그래서 우수한 인재가 우리한테 온다”고 자신했다.
물론 MS가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뒤처지면서 게이츠도 회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보면 이런 카리스마가 항상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브린이 색다른 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핵심인 것은 틀림없다고 신문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