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도입한 저축은행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이 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 사기를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의 이름은 다르지만 연락처가 비슷한 혐의를 찾아내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사례를 적발해 낸 것이다.
저축은행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은 매달 모든 저축은행으로부터 140만 계좌에 달하는 전체 여신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상시적으로 불법·부실 이상 징후 여신을 추출하는 시스템이다. 최수원 원장이 취임 이후 도입한 고도화된 현미경식 감시 시스템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대주주 신용공여 등 불법행위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을 만들어 이상 징후가 있는 대출은 각 분기별로 점검해 불법 여신을 조기에 적발하는 사전 예방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 사기에서도 저축은행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의 덕을 톡톡히 봤다.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으로 사건을 적발하기 전까지 금융권은 전혀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으로 약 140만개 계좌와 대출 정보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동일차주 한도초과 혐의를 찾아낸 것이다. 추가 조사에서 이체 확인증 등 일부 서류가 위조된 것을 확인, 조사를 확대해 대출사기를 적발했다.
이에 금감원은 서면검사를 실시했고 저축은행은 사기대출 당사자인 KT ENS 직원과 협력사인 N 부품 납품업체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해 명확한 혐의점을 발견했다. 이후 자금추적 결과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해 여신상시 감시시스템을 통해 추출된 이상징후 여신에 대해 대주주 신용공여 등 불법여신 949억원, 건전성 부당분류 여신 6042억원을 적발하는 성가를 거뒀다. 건전성 부당분류 혐의 여신의 규모는 지난 2012년 12월말 1조6019억원에서 지난해 6월말 현재 7135억원으로 55%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