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과열 경쟁을 일삼던 이동통신 3사가 45일 이상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을 것이 확실시됐다. 보조금 과열 경쟁을 중단하라는 정부의 시정명령을 무시한 결과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마다 되풀이 되는 보조금 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휴대폰 보조금 경쟁을 그치지 않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 30일 이상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달라”는 건의를 받았다. 미래부는 방통위의 의견을 반영, 훨씬 강력한 수위의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대한 정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통신사업자는 사업허가 취소 또는 3개월(90일)의 사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 위반행위의 경중에 따라 기본 사업정지 일수의 50%인 45일을 가중 또는 감경할 수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최소 45일에서 최장 135일의 사업정지 처분이 결정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과징금 제재를 받고도 불법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했기 때문에 강력한 제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미래부는 사업정지 일수를 판단하기 위해 이통 3사에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미래부는 방통위 건의서와 이통사 의견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이번 주 사업정지 일수를 확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가 보조금과 관련해 수차례 영업정지 및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점과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고의로 시정명령을 어긴 점을 고려하면 가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간 방통위의 영업정지 처분은 신규가입자 모집을 금지하는 것으로 범위가 한정됐지만, 미래부는 신규가입자 모집뿐 아니라 기기변경 등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모든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업정지는 1개 사업자씩 차례로 받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2개 사업자가 동시에 받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도 소비자들은 정부와 이통3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마트폰 관련 사이트 등 온라인 커뮤니에서 소비자들은 “불법 보조금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약속한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은 마치 양치기 소년, 보조금 경쟁을 일삼는 이통3사는 상습범”이라며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이통 3사는 극심한 보조금 경쟁을 벌여 역대 최고 수준인 총 1064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