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7년째 2만 달러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지난해 국민소득이 2만6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6205달러로 전년보다 1509달러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인당 GNI는 2007년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다시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2010년 2만562달러로 다시 2만 달러대로 올라섰고 2011년 2만2451달러, 2012년 2만27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GNI 수치는 새로운 국제기준의 이행 등 제11차 국민계정 기준년을 2005년에서 2010년으로 개편한 결과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내 1인당 GNI 3만 달러 돌파를 비전으로 제시했지만 전망은 어둡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1인당 GNI가 2만 달러를 넘어선 뒤 좀처럼 성장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 경기침체 등으로 시장의 활력은 떨어졌고 양극화로 인한 체감성장도가 낮은 상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낙관적으로 봤을 때 1인당 GNI가 2017년에 3만 달러, 2021년에 4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16년이나 2017년에 3만 달러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12년 기준 인구 1000만명 이상이면서 1인당 소득 4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등 9개국이다. 이들 국가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올라서는 데 각각 평균 9.6년, 5.6년 걸렸다.
한편 지난해 실질 GNI는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실질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감소했지만 교역조건의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규모가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