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게 논란을 거듭해 온 독립적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또 다시 표류됐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금소위) 위상과 권한을 놓고 여야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번 회기내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지방선거와 상임위 변경이 겹친 6월 임시국회에서는 심도 있는 법안 심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9월 정기국회때나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30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금융관련법의 일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회의 조차 열지 못했다.
앞서 여야는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감독 기능을 완전히 분리해 금소원을 신설하고 금소원 상위기구로 금소위를 설립해 소비자 보호 정책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큰 방향에는 일정부분 합의했다.
그러나 금소위에 인사·예산권까지 부여할지와 감독규정에 대한 제·개정권까지 줄지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예산 편성과 인사권을 정부가 갖는‘금융통화위원회’ 모델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야당에서는 금소위의 독립성을 위해 위원 추천권과 예산권을 별도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법안소위 파행으로 금소위 설립은 물론 신용정보보호법,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이른바 ‘신용정보 유출방지 3법’도 불투명해졌다. 올해 초 발생한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사태를 계기로 추진돼 온 법안들이다.
논의가 상당히 진전됐던 것으로 알려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는 내용의 ‘통합산은법’ 처리도 미뤄졌다.
이로 인해 금융법안들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6월에는 지방선거와 상임위 변경이 겹쳐 있어 심도 있는 법안 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논의는 9월 정기국회때나 가능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금융관계법의 처리가 무산된 만큼 다음달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