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체 신성건설이 '3세' 지배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기반 다지기에 들어갔다.
신성건설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신영환(61) 회장의 아들 신상화(30)씨가 1년만에 다시 지분 확대에 나서면서 창업주 신유호(89) 명예회장으로부터 이어진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가 서서히 가시권으로 들어오고 있다.
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신성건설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보통주 기준)이 종전 41.06%에서 41.57%(368만4479주)로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매수 주체는 신 회장의 아들 상화씨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3일간(거래일 기준) 0.51%(4만5010주)를 사들였다. 상화씨의 자사주 취득은 지난해 5월30일 5만주를 매수한 이래 1년여만이다.
상화씨가 이처럼 오랜만에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최근 지분 확대의 호기(好期)를 맞아 차기 지배주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성건설 관계자도 “최근 증시 조정 여파로 회사 주가 또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분을 늘리는 데 안성맞춤인 시기를 맞아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화씨는 이번 자사주 취득으로 신성건설 지분이 6.73%(59만6045주)로 늘어났다. 신성건설의 최대주주 등의 지분 가운데서 신 회장 15.89%(140만8460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신성건설은 지난 1957년 신 명예회장이 설립한 신성공업을 모태로 현재 평산종합건설, 유로넥스트, 사우디신성, 북경건흥방지산개발유한공사, 대련이경화원유한공사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 종합건설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4564억원, 지난해 시공능력순위는 38위(대한건설협회 자료)에 올라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5837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4.8% 증가한 108억원에 달했다.
현재 신성건설은 지난 1996년 3월 신 명예회장으로부터 대표이사 회장직과 함께 1998년 8월 지분(8.6%)를 물려받은 신영환 회장이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상화씨는 경리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증시 조정국면에 따른 신성건설 주가의 약세 흐름은 상화씨가 지분을 늘리는 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12일까지만 해도 74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이후 하강곡선을 그으며 지난 7일 현재 38.4%(2840원) 하락한 4560원에 머무르고 있다.
신성건설로서는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신 회장에 이어 현재 차근차근 경영수업과 지분확대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상화씨의 ‘3세 경영체제’로 본격적인 돛을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성건설 관계자는 다만 “앞으로 상화씨의 자사주로 추가 취득 여부나 매입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