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112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만2000명, 취업자는 1081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만2000명이나 늘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여성 일자리에는 분명한 벽이 존재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통계청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는 주로 상용직에서 증가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6만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도매 및 소매업(5만7000명), 제조업(5만300명), 교육 서비스업(3만300명), 숙박 및 음식점업(3만1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2만5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간호조무사, 판매직, 단순 생산직 등에서 여성의 고용 증가가 이뤄진 셈이다.
기업이 내놓는 여성우대 채용공고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나온 공고 기준으로 여성을 우대하는 직종은 영업·고객상담직이 63.6%(복수 가능)를 차지했다. 텔레마케터, 전화상담원, 카드 판매원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직종은 월 급여가 대부분 100만~150만원 정도이며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영업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다달이 손에 쥐는 돈은 업무 스트레스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
영업·고객 상담직만큼이나 여성을 많이 찾는 경영·사무직(60.2%)은 사무보조나 경리 등이 해당된다. 월 급여는 보통 120만~150만원으로, 번듯한 경력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
19.7%를 차지한 서비스직은 가사도우미, 육아도우미, 조리사 등을 포함한다. 반면 전문직에서 여성을 우대하는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이처럼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의 역할은 여성의 숙련도와 능력에 관계없이 비전문적이고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직종에 몰려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은 “현재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일할 수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내팽개쳐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