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3일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수석비서관 5명 등 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박 대통령은 수여식 후 환담에서 “돌이켜보면 항상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도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다”며 “경제 개혁 3개년 계획을 비롯해 여러 가지 국정과제들을 목표로 삼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석실에서부터 중심을 딱 잡고 개혁의 동력을 잃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와 협조할 일이 많이 있다”면서 “인사청문회도 있고 여러 가지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나와 있어서 협력을 통해 그것도 속히 잘 이뤄져야 국정이 하루속히 안정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사청문회를 언급하면서도 문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오는 24일 주재하려던 국무회의도 총리 주재로 바꿨다. 평소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현안을 언급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입장 정리가 덜 끝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문 후보자가 24일 중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사퇴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자진사퇴’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청문회 강행’을 점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문 후보자의 조부가 독립유공자인 것으로 밝혀진 것도 거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사실상 문 후보자가 ‘친일’ 성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주는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또한 해석은 제각각이다.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인준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반대로 ‘명예회복’을 했으니 이제는 자진사퇴 할 명분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지금으로서 알 수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24일로 예정된 국무회의까지 불참하겠다고 밝힌 만큼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