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심기가 불편하다. 자신의 블로그에 건강보험료 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해야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쓴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14일과 23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소득 중심 보험료 부과 필요성에 대한 글을 게재하며 개편을 촉구했다. 하지만 여론을 수렴하고 최종 개편안을 마련해야하는 복지부측은 “건강보험공단이 복지부와 상의 없이 올리는 바람에 국민 혼란을 부추긴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23일 개인 블로그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 논의 내용 등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된 모든 자료에 대하여 대외인용 금지 및 삭제하라는 복지부 업무지시에 따라 지난 14일 올린 글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는 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대해 “동일 보험 집단 내에서는 동일 보험료를 적용해야 하며 이것은 상식이고 원칙이다”며 “현재 보험료 부과체계 불형평 사례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는 양심과 정의의 문제로 국민건강보험 제도 집행 책임자로서 양심의 고통을 받고 있음을 속직히 털어놓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14일 김 이사장은 이 개인 블로그에 13일 열렸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 7차 회의에서 논의됐던 소득중심 개편 시나리오에 대한 시뮬레이션(모의계산) 결과를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이 때에도 복지부는 불편한 입장을 내비쳤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할 경우 재산은 많은데 소득이 없는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 소득 중심 부과체계에서 핵심이 되는 '소득 파악률'에 대한 조사가 미흡한 점 등 풀어야 할 숙제와 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많은 상황임에도 이사장이 논의 단계 수준의 내용을 공개해 국민들의 혼란만 키웠다는 것이 복지부의 시각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17일 출입기자들을 만나 “(논의 중인 건강보험료 개편 내용이) 사실 개인 블로그에 올릴 내용은 아니지 않느냐”며 우회적으로 김 이사장의 이같은 행동을 꼬집었다.
이에 김 이사장은 개선단 논의 내용을 블로그에 실은 배경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이사장은 “보험료 부과체계 관련 민원이 한 해 5700만건에 이르는데, 국민과의 접점에 있는 공단 지사에서 보험료 민원을 제기한 국민에게 곧 부과체계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달래고 있다”며 “개선을 기다리는 국민과 공단 지사의 업무 담당자들에게 진행상황의 일부라도 알려주기 위해 회의 내용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