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환율 1010원선 붕괴에 ‘초긴장’

입력 2014-07-02 16:43 수정 2014-07-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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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010원선이 붕괴되면서 산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올 초 경영계획에 보수적으로 반영한 심리적 환율 마지노선인 1000원선마저 위협받자 제조 기반의 수출 기업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계속된 엔저(低)에 더해 원·달러 환율 달러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환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이어진 원화 강세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예상보다 환율 흐름이 급격해 당황스럽다”며 “기업의 대응력은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가장 민감한 업종은 자동차와 정유·석유화학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원화 강세에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표한 ‘원·달러 환율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액은 약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수출 비중이 75∼80%를 차지하는 만큼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현지통화 결제 비중을 늘리는 등 환위험에 대응 중”이라며 “계속해서 (환율 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연일 하락한 환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높은 원료 수입 비중이 환율 하락의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유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가장 걱정되는 부문은 수출 단가 하락”이라며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수익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로써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 업계는 해외 생산거점 마련, 결제통화 다변화 등 지속적으로 환위험성에 대비해온 만큼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항상 수출 가격 경쟁력과 수입하는 부품, 설비, 원자재 등의 구매 비용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인 만큼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근본적인 체질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화 외에도 엔화, 유로화, 루블화, 위안화, 헤알화 등 다양한 통화로 결제해 자연스럽게 환위험 분산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지출, 수입 통화의 매칭을 최대한 맞추도록 해 환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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